會盡人情(회진인정)隨敎呼牛喚馬(수교호우환마)
사람의 정을 깨닫게 되면,
소를 말이라고 불러도 따르게 된다.
채근담(菜根譚)에 나오는 말이다.
사람이 사람으로써의 도리를 지키면,
그 도리를 아는 사람은 사람으로써의 의리를 지키는 법이다.
온라인(난나라)을 통해 난을 구입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다.
근본적인 원인을 따진다면 문제는 내 쪽이다.
하지만 판매자의 태도를 간과할 순 없잖은가.
실물을 보지 않고 사진만으로 상태를 파악해야 하는 구매자의 입장에서는.
기대를 가지고 구매 했던 난초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주저 앉는가 하면,
아예 미이라가 돼 버린 것도 있다.
값은 고하간에 판매장에 나와서는 안 될 물건들.
이런 난의 상태를 가장 잘 아는 사람은 당연히 그 물건을 내 놓은 사람일게다.
문제를 제기하면 응대가 기가 찬다.
벼리별 미사여구로 변명에만 급급.
끝내, 변상을 하겠다는 말은 없다.
그렇다고 억지를 쓸 수도 없는 노릇.
점잖은 체면에.
어떤 때는 비슷한 말을 해 놓고도 감감 무소식이다.
안면을 바꾸자는 건지.
장사에도 도가 있다.
상도(商道)말이다.
그런 양심으로 얼마나 부자를 살겠다고.
그런 중에,
훌륭한 난인을 만났다.
천황봉 김철주 사장.
난 그를 잘 모른다.
직접 만나거나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몇 번의 통화를 한 적 말곤ㅡ
비싼 난을 거래한 것도 아니었다.
구담 한 촉을 샀다가 문제가 생기자 즉각 조처를 해 주겠단다.
처음엔 그냥 인사려니 했다.
그동안 하도 많이 들어 왔던 말이었기에.
허나 그는 달랐다.
먼저 구입했던것보다 훨씬 나은 난을 보내 온 것이다.
감동이었다.
생면부지의 그가 그동안의 상심을 깨끗하게 씻어 준다.
참으로 고마운 사람.
자칫 난을 접을까란 생각까지 해 봤는데...
언제가 될지 모르지만 꼭 보답을 해 드리고 싶다.
그가 나한테 베풀었던 의리.
그 의리를 결코 잊지 않을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