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나라 경매 사이트란!
전에 어느 분이 인간은 어디에 빠지든지 바보짓 하면서 살아가는 존재다 라는 명언을 주셨는데
새겨 들어, 난은 즐기기는 하지만 다시는 빠지지는 않는다고
작심했지만 한가한 연말이 되니 또다시
난에 빠지는 바보짓을 해볼까 한다.
다만 좋아하는 난 경매의 마감시간이 대부분 늦은 밤이라 수 십 년 동안 초저녁에 잠들고 새벽 일찍이
일어나는 습관 때문에 늦은 밤의 경매를 자주 참가할 수 없는 것이 조금 안타까울 뿐이다.
좀 괜찮은 난이 경매사이트에 올라오면 어중이 떠중이가 다 모여들어 경쟁이 치열해지고
아무리 머리를 써서 입찰을 해도 항상 2등 아니면 3등으로 낙찰을 받기가 쉽지 않은데
그래도 슬프지는 않다. 이이솝 우화처럼 저 난은 문제가 있을
거야 그래서 나한테 안온 것이지,
나의 인연이 아니다라고 자기 합리화를 하니 슬픈 기분은 금방 잊어버려진다.
난 나라 경매사이트는 죽기 살기로 하는 경매가 아니니 이번에 안되면 다음 번에 또 기회가
올 터이니 즐기면서 입찰을 하고 있다. 다행히 성공을 하면
오 나의 인연이 여기에 있었구나
하고 반기지만 지금까지 느낀 점은 “싸고 좋은 난은 별로
없더라” 이다.
경매 좋아하는 사람들은 요행을 믿고 일확천금을 벌 것 같은 기분은 버리는 것이 좋다.
옛날 난 가게에서 경매 할 때는 주인이 난 화분을 직접 들고 십만원 십만원하고 연호를 하면서 또 없습니까
하고 중간 중간에 엉터리 선전도 하면서 가격을 올리려고 애를 쓰던 때가 재미 있었고 별볼일 없는 난인데
지기 싫어 오기로 끝까지 붙어 낭패를 당한 기억도 있어 나의 난 경매역사는 재미난 추억을 갖고 있는데
인터넷 사이트의 경매는 시간제한이 있어 마지막 몇 초 동안의 깜깜이 전략이 승패를 좌우하는데
하여튼 최초로 누가 인터넷 경매 아이디어를 내었는지 참 재미난 발상인 것 같다.
요즘 난 가격이 추풍 낙엽처럼 떨어지니 구경하기 힘든 초고가 명품들도 경매에 등장하고 유찰 없는 경매,
만원부터 시작하는 경매등 재미난 경매 아이디어가 난무하고 있어 난 장사꾼은 울상을 짓고 있지만
난 애호가들은 제 세상을 만난 듯 여기 저기 경매 사이트를 기웃거리면서 즐기고 있을 것이다.
경매 출품자를 보면서 골라가면서 입찰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저
사람은 지금은 난계의 거상이 되었지만
오래 전 나한테 속여서 난을 판 적이 있는 의리 없는 사람이라 콩으로 메주를 쓴다고 해도 나는 믿지
않고
아무리 좋은 난이 나오더라도 거들떠 보지도 않는다.
저 사람은 항상 사진 기술로 조작해서 받아보면 형편없는 난이라 두 번 다시 안 속는다 라고 눈길도
안주고 있고 이런 저런 이유로 속아서 산 업자는 절대로 두 번 다시 근처에 안 가려고 하니 마치 복수나
한 것 같은 통쾌한 기분도 든다.
좌우튼 난 경매는 지뢰밭처럼 재미난 시장이다. 잘못 밟으면
터져서 손해를 보지만, 용케 지뢰를 피해서
알짜배기 난을 건지면 횡재하는 거고 그렇다고 항상 지뢰만 피하면 횡재하는 것도 아니고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또 떨어질 것이고 또 좋은 난이 나올 테니 이번 입찰에 실패한 것이 전화위복이 될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난 나라 경매사이트는 실패해도 돈을 잃는 것이 없으니 경매를 즐기기만 하면 좋은 것 같다.
한 두 촉짜리 명품 꽃 난을 사서 어느 세월에 꽃을 피우나 생각하면 생전에 꽃을 못 볼 수 도 있을
것 같아
난 살 마음이 싹 가시지만, 난은 좋은데 가격이 너무 높아
살까 말까 망서리던 난이라면 나도 모르게 덜컹
입찰에 참가해서 낙찰이 되면 아 성공이구나, 실패하면 낙찰
받았으면 큰일 날 뻔 했구나 아 다행이다.
좌우튼 난나라 경매사이트는 한가한 연말 연시를 즐기면서 시간 보내기에 최고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