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초기 경전인 <숫타니파타>에는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인해 기뻐하고, 땅을 가진 이는 땅으로 인해서 즐거워한다. 사람들은 집착으로 기쁨을 삼는다.
그러니 집착할 데가 없는 사람은 기뻐할 건더기도 없으리라." 그리고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인해 근심하고, 땅을 가진 이는 땅으로 인해 걱정한다.
사람들이 집착하는 것은 마침내 근심이 된다. 집착할 것이 없는 사람은 근심할 것도 없다"는 구절이 있다.
그동안 한국춘란을 하면서 난우들과의 만남으로 기쁨과 즐거움도 많이 있었고 보람과 크나큰 성취감도 맛보았지만 반대로 난을 한다고 자칭하는 일부 사람들과의 악연으로 인한 아픈 기억들이 남아있다. 물론 일부는 자신의 탓도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생각을 조금 달리 해보니 '이 세상에 갈등과 번뇌, 희로애락이 없는 곳이 어디 있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
먼저 한국춘란 화예품을 살펴보면 촉당 수천만원을 호가하고 있는 두화 2예품중 일월화, 보름달, 황매, 만물 같은 경우는 가격도 많이 오르고 수요도 많지만 중작 이상은 매물이 나오지를 않는다.
그리고 촉당 200만에서 400만원대를 호가하는 태극선, 신비, 지존 등이 꾸준히 가격을 유지하고 수요도 있지만 기타 품종의 명명품은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그동안 중국을 깃점으로 2005년부터 일본에서 바람이 불기 시작한 기화 열풍은 한국에서도 서서히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대표적인 품종이 원판성 3변화인 '미소'다. 미소는 정형화된 5판의 기존 꽃들과 비교해도 별로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 강점이 있다.
그리고 수년 전에 일본으로 넘어갔던 '갓바위'와 '대훈위'가 번식이 제법 되어 한국으로 넘어오기 시작해 기화 붐에 일조를 하고 있다.
엽예품은 계절적인 요인에 상당히 민감한 것 같다. 3월부터 시작해 신아가 완성되기 직전인 7월까지는 명명품인 송정, 진주수, 사천왕, 신문, 금강보 등 명품을 중심으로 폭발적인 수요와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나 신아가 완성된 가을에는 매물은 많이 나오지만 거래는 조금 줄어든다.
특히 무명품 중에서도 특징이 없는 중투물은 거의 거래가 되지 않지만 단엽복륜 '신라'는 거래도 활발하고 가격도 조금 상승하고 있다.
이상과 같이 화예품이나 엽예품 모두 인기가 있으면서 고가의 난만 선호하고 편중되는 양극화 현상 즉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뚜렷하게 표출되고 있는 것이 요즘 난 계의 현실이다.
양극화 현상으로 생기는 폐해는 난 인구의 감소와 더불어 신품종에 대한 끊임없는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함으로 인해 결국은 난 계가 파국으로 치닫는 현상이 생길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값이 싼 난초도 관상가치는 있다. 명 명품만 찾을 것이 아니라 기대 품도 부각시키면서 한국춘란의 저변 확대를 위해 모든 분들이 함께 고심하고 제도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데 진력해야 될 때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