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바람에 저무는
구월의 마지막 주말.
종남산 정상에 올라
취화산으로 내려오는
도보 20km 등정을 하다.
들뜬 동심이 회상되는
중추절이 눈앞이건만..
낡은 배낭 하나 짊어지고
세속에 억눌리어
무거워진 발길을 묵묵히
채근하며 걷고 또 걷는다.
땀에 젖은 반백의 머릴
쓸어 올리며
힘든 산행의 가파른
오르막 끝에 펼쳐진
광활한 진초고도.
세찬 칼바람에
절로 옷깃을 여미이고
곱게 물든 단풍에
마음을 빼앗기며
잠시 뒤돌아 보는
내 삶의 등정길..
아직도 요원함이
남아 있음에 감사의
마음 갖어 본다.
종남산 진초고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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