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의 엄마 그리고 그녀의 남편
아침 여섯시 알람 소리와 함께
아내 혼자 일어나 고추밭으로 나가며 말 한다.
아홉시 쯤 고추나 가지러 나와요.
피곤한 몸 덜 깬 입술로 아~ㄹ았어!.
아내가 일어나 나간지도 한참 지났다.
누어있는 등짝이 오히려 편치 않다!
피곤을 핑계로 이게 뭐하는 건가 싶다!
피곤한건 저나 내나 인데 이건 뭐냐?!
아니다!
이건 아니다! 남자가 이레서야!
새벽이슬 송송 내린 붉은 고추밭.
뒤따라 고추밭에 나와 붉은 고추 따기를 마치고
아침 준비로 아내 먼저 서둘러 보낸다.
잔일을 마무리 짓고서야 집으로 돌아와 고추 자루를 내려놓는데,
아내가 하는 말,
모처럼 집에 온 아들 주려고 무화과나무를 살펴보니
익은 것이 하나도 없다한다.
혹시나 하여 내가 다시 살펴보니
잘 익어 실한 놈 하나가 눈에 들어와 아내에게 따서 건네니
아내가 하는 말, 직접 주지 왜 나를 줘?
당신이 아들 챙겨주고 싶어 하는 맘 내가 모를까!?
무화과 하나 받아들고 돌아서는 아내!
만면에 번진 엷은 미소와 그 뒷모습이 아침햇살에 빛난다.
*취업이 힘들다는 요즘 전남대 일어일문학 4년생 아들이 정보처리기사 시험 준비로 여름방학도 없이 바쁜 중에 노트북을 새로 사고 제 쓰던 걸 내게 물려주고 갔다.
오랜만에 만져보는 자판이 서툴기 그지없다!.
아들이 잘 됐으면 하는 부모 마음이야 말해 뭐하랴 만은 내 아내의 자식 사랑은 참으로 끝도 없을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