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나라직거래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알림사항
  •  
  •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자유글터

    작성일 : 15-06-23 11:47
    ♡ 며느리와 시어머니 手記公募 大賞 ♡
     글쓴이 : 해암
    조회 : 3,812  

    내 나이 11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
    내 아래론 여동생이 하나 있다. 
    전업 주부였던 엄마는 그때부터 생계를 
    책임지셔야 했다. 
    못먹고, 못입었던 것은 아니였지만 
    여유롭진 않았다.
    대학졸업 후 입사 2년만에 결혼을 
    하였다.
    처음부터 시어머니가 좋았다. 
    시어머님도 처음부터 날 아주 
    마음에 들어 하셨다.
    10년 전에 결혼, 만 1년만에 
    친정엄마가 암선고를 받으셨다. 
    난 엄마 건강도 걱정이였지만, 
    수술비와 입원비 걱정부터 
    해야했다. 
    남편에게 얘기했다. 
    남편은 걱정말라고 내일 돈을 
    융통해 볼 터이니 
    오늘은 푹 자라고 얘기해주었다.

     

     

     

    다음 날, 
    친정엄마 입원을 시키려 친정에 갔지만, 
    엄마도 선뜻 나서질 못하셨다. 
    마무리 지어야 할 일이 몇 개 있으니 4일 후에 
    입원 하자 하셨다. 
    집에 돌아오는 버스안에서 하염없이 눈물이 났다.
    그 때 시어머님께서 전화가 왔다. 
    "지은아. 너 울어? 울지말고 ..... 
    내일 3시간만 시간 내 다오"
    다음 날, 시어머님과의 약속 장소에 나갔다. 
    시어머님이 무작정 한의원으로 날 데려가셨다. 
    미리 전화 예약 하셨는지 원장님께서 말씀하셨다. 
    "간병하셔야 한다고요.."
    맥 짚어보시고 몸에 좋은 약을 한 재 지어주셨다. 
    백화점에 데려가셨다. 
    솔직히 속으론 좀 답답했다. 
    죄송한 마음이였던 것 같다. 
    트레이닝 복과 간편복 4벌을 사주셨다. 
    선식도 사주셨다.
    함께 집으로 왔다. 
    어머니께서 그제서야 말씀하시기 시작했다. 
    "환자보다 간병하는 사람이 더 힘들어. 
    병원에만 있다고 아무렇게나 먹지 말고, 
    아무렇게나 입고있지 말고.." 
    말씀하시며 봉투를 내미셨다. 
    "엄마 병원비 보태써라~. 
    네가 시집온 지 얼마나 됐다고 돈이 있겠어... 
    그리고, 이건 죽을 때까지 너랑 나랑 비밀로 하자.
    네 남편이 병원비 구해오면 그것도 보태써... 
    내 아들이지만, 
    남자들 유치하고 애같은 구석이 있어서 
    부부싸움 할 때 꼭 친정으로 돈들어간 거 한 번
    씩은 얘기하게 되있어.
    그니까 우리 둘만 알자."
    마다했지만 끝끝내 내 손에 꼭 쥐어주셨다. 
    나도 모르게 무릎을 꿇고 시어머님께 기대어 
    엉엉 울고 있었다. 
    2천만원이였다...... 
    친정엄마는 그 도움으로 수술하시고 치료 받으
    셨지만,이듬 해 봄.. 엄마는 돌아가셨다.
    병원에서 오늘이 고비라고 하였다. 
    눈물이 났다. 
    남편에게 전화했고, 갑자기 시어머님 생각이 났다. 
    나도 모르게 울면서 어머니께 전화를 드렸다. 
    시어머님은 한 걸음에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남편보다 더 빨리 병원에 도착하셨다.
    엄마는 의식이 없으셨다. 
    엄마 귀에 대고 말씀드렸다. 
    "엄마... 
    우리 어머니 오셨어요... 엄마.. 
    작년에 엄마 수술비 어머님이 해주셨어.. 
    엄마 얼굴 하루라도 더 볼 수 있으라고..." 
    엄마는 미동도 없으셨다. 
    당연한 결과였다. 
    시어머님께서 지갑에서 주섬주섬 무얼 꺼내서 
    엄마 손에 쥐어주셨다.
    우리의 결혼 사진이였다. 
    "사부인... 저예요.. 
    지은이 걱정말고. 사돈처녀 정은이도 걱정말아요.
    지은이는 이미 제 딸이고요.... 
    사돈처녀도 내가 혼수 잘해서 시집 보내줄께요.. 
    걱정 마시고 편히 가세요..."
    그때 거짓말처럼 친정엄마가 의식 
    없는 채로 눈물을 흘리셨다.
    엄마는 듣고 계신 거였다. 
    가족들이 다 왔고 엄마는 2시간을 넘기지 못하신 
    채 그대로 눈을 감으셨다. 
    망연자실 눈물만 흘리고 있는 날 붙잡고 시어머니
    께서 함께 울어주셨다. 
    시어머님은 가시라는 데도 3일 
    내내 빈소를 함께 지켜주셨다. 
    우린 친척도 없다.
    사는게 벅차서 엄마도 따로 연락 
    주고받는 친구도 없었다. 
    하지만 엄마의 빈소는 시어머님 
    덕분에 3일 내내 시끄러웠다. 
    "빈소가 썰렁하면 가시는 길이 
    외로워..........." 
    친정 엄마가 돌아가시고 시어머님는 
    내 동생까지 잘 챙겨주셨다. 
    가족끼리 외식하거나, 여행 갈 땐 
    꼭~ 내 동생을 챙겨주셨다. 
    내 동생이 결혼을 한다고 했다. 
    동생과 시어머님은 고맙게도 
    정말 나 이상으로 잘 지내주었다.
    시어머님이 또 다시 나에게 봉투를 내미신다. 
    "어머님. 남편이랑 따로 정은이 결혼 자금 마련해
    놨어요.마음만 감사히 받을께요" 
    도망치듯 돈을 받지 않고 나왔다. 
    버스정류장에 다달았을 때 문자가 왔다. 
    내 통장으로 3천만원이 입금되었다. 
    그 길로 다시 시어머님께 달려갔다.
    어머니께 너무 죄송해서 울면서 짜증도 부렸다. 
    안받겠다고. 
    시어머님께서 함께 우시면서 말씀하셨다. 
    "지은아. 너 기억안나? 
    친정 엄마 돌아가실 때 내가 약속 드렸잖아. 
    혼수해서 시집 잘 보내주겠다고... 
    나 이거 안하면 나중에 네 엄마를 무슨 낯으로 
    뵙겠어" 
    시어머님은 친정엄마에게 혼자 하신 약속을 지켜
    주셨다.
    난 그 날도 또 엉엉 울었다.
    시어머님께서 말씀하신다. 
    "순둥이 착해 빠져가지고 어디에 쓸꼬.... 
    젤 불쌍한 사람이 도움을 주지도, 
    받을 줄도 모르는 사람이야... 
    그리고 힘들면 힘들다고 얘기하고 
    울고 싶을 땐 목놓아 울어버려" 
    제부될 사람이 우리 시어머님께 따로 인사드리고 
    싶다해서 자리를 마련했다. 
    시부모님, 우리부부, 동생네.
    그 때 시어머님이 시아버님께 사인을 보내셨다. 
    그 때 아버님께서 말씀하셨다. 
    "초면에 이런 얘기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사돈처녀 
    혼주자리에 우리가 앉았음 좋겠는데... " 
    혼주자리엔 사실 우리 부부가 앉으려 했었다. 
    "다 알고 결혼하는 것이지만, 그 쪽도 모든 사람들
    에게 다 친정 부모님 안 계시다고 말씀 안드렸을 
    텐데... 
    다른 사람들 보는 눈도 있고...."
    그랬다. 
    난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던 부분이였다. 
    내 동생네 부부는 너무도 감사
    하다며 흔쾌히 받아들였다. 
    그리고 내 동생은 우리 시아버지 
    손을 잡고 신부입장을 하였다. 
    내 동생 부부는 우리 부부 이상으로 우리 시댁에 
    잘 해주었다.
    오늘은 우리 시어머님의 49제 였다.
    가족들과 동생네 부부와 함께 다녀왔다. 
    오는길에 동생도 나도 많이 울었다. 
    오늘 10년 전 어머니와 했던 비밀 약속을 남편에게 
    털어 놓았다. 
    그 때, 병원비 어머니께서 해주셨다고... 
    남편과 난 부등켜 안고 시어머님 
    그리움에 엉엉 울어버렸다.....
    난 지금 아들이 둘이다. 
    난 지금도 내 생활비를 쪼개서 
    따로 적금을 들고 있다. 
    내 시어머님께서 나에게 해주셨던 것처럼, 
    나도 나중에 내 며느리들에게 돌려주고 싶다.

     

     

    - 手記公募 大賞글 -

    아주 좋은 글이라 모셔왔습니다


    들풀 15-06-23 21:22
     
    너무 감동적인 글이었습니다.
    한 해 한 해 나이만 들어갔지 제대로 해놓은 것도 없는 제 마음을 많이 훑어내는군요.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옛 속담이 생각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난나라 15-06-25 08:15
     
    들풀님!

    나두 동감입니다.
    헤논것은 없고 나이만 묵었다고 ~~~~
    지금 부터라도  할일을 찿아 봐야 겠네유.
    죽마고우 15-06-24 22:19
     
    난나라에 복입니다.사람에 심성을 곱게하는 좋은글들을 올려주시니 해암님같은분이 게시니
    얼마나 좋습니까? 가슴이 뭉클합니다.
         
    난나라 15-06-25 08:18
     
    죽마고우님!바쁘신 와중에도 들려 주셨구려.

    나이만 묵고 헤논것을 없으니...

    그래도 해암님 덕분에 좋은글을 앍어 볼수 있어 얼매나 조은가 말일세 .

    장마가 온다고 하네 단도리 잘 허시게나.
    난나라 15-06-25 08:10
     
    해암님 좋은글 올려 주심에 감사 드림니다.

    요즈음에 보기 드문 글을 보게 되어 더욱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군요.
    글을 보면서 나도 모르게 혼자  눈시울이 적셔 젔더군요.

    장마가 온다고 함니다.
    건강 관리 잘 하시고 줄거운날 되시기 바람니다.
     
     

    자유글터

    Total 1,739
    번호 제   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명명품 거래에 대한 위약금 공지
    공지 <난나라 판매 난초 등재시 운영 협조문> (5) 난나라 23-09-25 5246
    공지 명명품 거래 위약금 보상에 대한 공지 (17) 난나라 20-11-06 21253
    공지 난나라 난향고을 진행사항!! 입주자를 찿고 있습니다, (33) 난나라 19-06-17 46698
    공지 난나라 홈페이지 새단장에 즈음하여 ~~~ (47) 난나라 18-03-06 137392
    공지 친인척간의 계촌법과 호칭 (17) 난나라 13-12-29 34885
    299 남해 독일마을 (9) 후곡 15-08-18 1895
    298 시안 초련령 (5) 장보고와혜초사랑 15-08-16 1614
    297 ㅁ자 기와집 (5) 후곡 15-08-11 2170
    296 서울 북촌 (5) 후곡 15-08-05 1719
    295 친링 태백산 등정 (8) 장보고와혜초사랑 15-08-02 2400
    294 바보는 방황하고 현명한 사람은 여행한다. (5) 스마일 15-08-01 1588
    293 지난주 고추 밭에서 딴 빨간 고추 탐스러워요 (2) 스마일 15-08-01 1834
    292 난향과 함께 (2) 장보고와혜초사랑 15-07-31 1345
    291 꽃지 일몰 (3) 후곡 15-07-28 1461
    290 시안 풍욕 고산초전 (4) 장보고와혜초사랑 15-07-27 1408
    289 백련과 홍련 (5) 후곡 15-07-21 1700
    288 어머니의 편지 (7) 해암 15-07-19 2312
    287 영월 섶다리 (4) 후곡 15-07-16 1505
    286 멋진 난화분 입니다.. (5) 청우 15-07-14 1800
    285 요선암 (4) 후곡 15-07-14 1403
    284 서안 대욕도 (5) 장보고와혜초사랑 15-07-13 1467
    283 서안 십이장협 (3) 장보고와혜초사랑 15-07-11 1429
    282 행복의 정의 (3) 난나라 15-07-10 1546
    281 호암 미술관(湖巖美術館) (3) 해암 15-07-07 1910
    280 고운 버섯 자태.. (5) 장보고와혜초사랑 15-07-06 1604
    279 난세계 7월호 난혜한담 <봄철 고사(枯死)의 주범은 냉해> (4) 여하 15-07-06 1997
    278 世上에 이런 夫婦도 있습니다 (6) 해암 15-07-04 1876
    277 부여 궁남지 (3) 후곡 15-06-29 1419
    276 서안 진링의 가오대 (5) 장보고와혜초사랑 15-06-27 1456
    275 무더운 여름 보양식 장어국 한그릇 드세요~^^ (7) 스마일 15-06-24 2028
    274 ♡ 며느리와 시어머니 手記公募 大賞 ♡ (5) 해암 15-06-23 3813
    273 저무는 섬진강, 용궁, 그리고 참게 (8) 전형 15-06-16 1654
    272 서안 진링산맥의 동량 (5) 장보고와혜초사랑 15-06-14 1595
    271 난나라호텔에서 커피를 타는 남자~ (7) 전형 15-06-14 2531
    270 작은 오라버님 멋진 조카 (3) 스마일 15-06-14 1703
    269 이 글은 서울 초등학교 글짓기대회에서 1등 한 글 (5) 해암 15-06-13 2191
    268 폐차 역경매 이용 해 보세요 (2) 숫총각 15-06-13 1783
    267 멧돌.. (4) 장보고와혜초사랑 15-06-13 1658
    266 강화도 (2) 후곡 15-06-10 1473
    265 보절면 그 때 그사람들 (2) 전형 15-06-10 1403
    264 보절면민 축제장에서2 (1) 전형 15-06-10 1423
    263 남원골 보절면민 축제장에서 (1) 전형 15-06-10 1572
    262 아내의 만찬 (8) 난나라 15-06-05 2387
    261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진동하네요~^^ (4) 스마일 15-06-04 1760
    260 시원한 산행을 위해 (2) 전형 15-06-03 1476
    <<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