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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초이야기

    작성일 : 17-07-21 19:45
    참나리 이야기(月刊 蘭世界 2013.10월호 연재)
     글쓴이 : 녹제
    조회 : 1,886  

    <참나리(백합)>

     

    고독에 갇혀 말 못하던 삶이 싫었다

    까치발 대롱대던 숲이 아닌

    나 혼자 서성이던 들판도 좋았다

     

    마디마디 진주를 품고

    흥건히 적신 분홍빛 입술이면

    뽀얀 속살도 어우러져 빛이 나리니

    구부정한 등줄기가 고단함을 외치면

    꿈도 없이 깊어가는 여름이 싫어

    때때로 반항하듯 태양을 마신다

     

    나는 여름 이었다

    팔랑이며 바람이 따라 온다

    주름 투성이 계절이 따라 돌건만

    우리는 왜 웃음이 날 때만 하늘을 볼까

    고개를 숙이고도 웃을수 있다는걸 왜 몰랐을까

     

    이슬을 머금으며 피었건만

    어느덧 해는 기울고

    시간을 지워버린 호접무(蝴蝶舞)

    여름을 버린채 달아나고 있다

       

    <참나리(백합) 이야기>

    7월이 깊어 가면서 습하고 끈적이던 장마가 끝나고 한여름 불볕더위가 시작되면

    산이며 들은 온통 검푸른 초록빛으로 변하게 된다.

    태양이 머리위에 머물고 한낮의 무더위가 절정에 다다르면 산과 들의 초목들은

    모두 지쳐서 헐떡이며 숨을 죽이고 시들게 마련이다.

    그러나 이런 강렬한 햇빛 속에서도 조금치의 굽힘도 없이 오히려 더 빛나는 잎과

    꽃색을 발현하는 꽃들이 있는데 그 꽃들이 바로 나리꽃 종류이다.

    나리라는 꽃 이름은 우리에겐 아주 어릴적부터 너무나 친근하게 기억에 남아있는

    꽃 이름이다. 필자도 유년시절 가장 먼저 배웠던 동요중 하나가 바로 개나리 였다.

    <나리 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떼 뿅뿅뿅 봄나들이 갑니다.>

    그래서 우리는 나리라고 하면 개나리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실제로 나리라는

    너무나 예쁜 꽃이 따로 있음을 정확히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또 사춘기 시절 소풍이나 수학여행을 가면 동그랗게 모여앉아 끝말잇기 놀이를

    하던 때도 생각이 난다.

    ..리자로 끝나는 말은? 할 때 역시 가장 먼저 생각나는 이름이 바로 개나리이다.

    지금 생각해도 참으로 건전하고 재미있는 놀이였지 않나 생각이 들기도 하고

    글을 쓰는 이 순간에도 가벼운 미소를 짓게 하는건 역시 추억이란 것이

    힘에 겨워 뒤돌아 볼 때면 나이와 상관없이 현실을 지탱케 하는

    버팀목 같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우리나라에 피는 나리종류는 꽤나 많은 편이다.

    한여름 녹음이 짙어지면서 숲은 온갖 넝쿨과 풀과 나무들이 뒤엉키게 된다.

    짐승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뚫고 지날 수 없는 험한 골짜기 임에도

    아랑곳없이 하늘을 향해 얼굴을 붉히며 피어나는 하늘말나리가 있는가 하면

    양지의 얕은 풀숲에서 밝은 빛이 싫다는 듯 땅을 보고 고개를 숙이며 피어나는

    땅나리가 있고 옅은 핑크빛에 솔잎처럼 가늘고 여린 잎으로 함박꽃처럼 소담스런

    꽃송이를 만들어 내는 솔나리도 있다.

    또한 화사한 주황색 꽃잎과 커다란 꽃송이를 달고 있는 중나리와 털중나리.

    그리고 울릉도등 섬 지방에서 자생하는 섬말나리를 비롯하여

    재미있는 이름에 말미잘을 닮은 꽃잎을 가진 뻐꾹나리도 있다.

    그러나 그 모든 나리꽃 종류중에 가장 멋지고 우람한 나리를 꼽으라면

    단연 참나리를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참나리는 나리꽃 중 가장 커다란 키와 꽃송이를 자랑함은 물론

    한아름에 넘칠 만큼 많은 꽃송이를 달고서 피어난다.

    참나리는 7~8월의 가장 햇빛이 강렬한 시기에 피어나 한여름을 풍미하는 꽃이다.

    따라서 유난히 검푸르고 두꺼운 엽육을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꽃잎 역시

    매우 두꺼운 편이어서 어지간한 더위나 햇빛에도 전혀 시들거나 마르지 않는다.

    아마도 그 대단한 면역체계의 원천이 바로 뿌리에 있음은 미루어 짐작할 수 있으리라.

     

    참나리의 뿌리는 약 100여개의 작은 비늘줄기가 한데 엉켜

    마늘 같은 모양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래서 백합(百合)이라 하기도 하고 또한 그 뿌리가 아주 하얀색을 띠고 있어서

    백합(白合)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이런 덩이뿌리의 모양새가 마늘과 같다고 하여 백합마늘이란 뜻으로

    백합산이라 부리기도 하며

    꽃이 필때는 낮에는 만개 하였다가 밤이면 꽃잎이 닫힌다고 하여

    야합화(夜合花)라고 불렸다고도 한다.

     

    참나리는 비단 꽃만 예쁜 것이 아니다.

    커다란 키와 화려한 꽃송이. 그리고 섬세한 뿌리를 가진 만큼 한약재로도 이름이 높다.

    뿌리는 가래와 기침을 치료하고 근육통과 신경통에도 좋다고 하지만

    가장 커다란 효능은 백합병을 다스리는데 있다고 한다.

    <백합병>이라고 하는 병증은 열성 질병을 앓고 난 후에 찾아오는 <신경쇠약증>으로

    식욕이 떨어지고 잠을 이루지 못하며 열이 올랐다가 갑자기 추워지기도 하고

    구토를 하기도 하며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증상 등을 <백합병>이라 한다고 한다.

    한마디로 신경쇠약증과 이와 비슷한 히스테리를 치료 하는데 탁월한 효능이 있는

    약재라 하겠다.

    어쩌면 가장 더울 때 가장 아름답게 피어나는 꽃인 만큼 더위로 인한 질병 치료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사실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싶다.

     

    참나리는 우리나라 전역에 걸쳐 자생하지만 필자가 여행하며 돌아본 바에 의하면

    남쪽으로 내려갈수록 개체수도 더 많고 크기도 훨씬 우람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원산지가 유럽이라서 습하고 더워야 강하게 잘 자란다는 뜻인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의아한 것은 나비 중에서도 가장 크고 우람하며 무늬가 아름다운 호랑나비가

    유독 이 참나리를 좋아 한다는 사실이다.

    한여름 뙤약볕이 대지를 태울 듯 이글거릴 때 굳건히 버티어 선채 매어달린

    우람한 꽃송이들 사이를 눈부시게 화려한 호랑나비 떼가 어울려 유영하며

    군무를 추는 그 모습이란 가히 선계의 호접무를 보는듯한 황홀함 이라고나 할까?

    초록이 지쳐가는 계절 속에서 태양이 녹아들 듯 한 아름다움을 뿜어내며

    더위로 인해 지쳐 시들어 가는 육신을 치료해 내는 마법 같은 약성을 지닌 꽃.

    대지를 태울듯한 태양의 뜨거움을 온몸으로 견디면서도 지치지 않고 피어내는

    참나리의 고운 자태야 말로 가히 천상의 꽃이라 칭하매

    조금치의 과장이나 부족함이 없지 않을까 싶다.

    녹제/조연상


    난나라 17-09-13 05:52
     
    녹제님의 좋은시와 참나리의 무심하게 보아 왔던
    나리의 생각이 미안한 감이 드는군요.
    좋은글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산동 17-09-13 09:56
     
    녹재님의  시와  참나리  감사하게보고 알고갑니다
    감사합니다 .
         
    난나라 17-09-13 23:34
     
    낼 산에 가실건가유?
     
     

    약초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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