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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초이야기

    작성일 : 17-05-16 15:52
    백선(백선피:白鮮皮) 이야기 (月刊 蘭世界 2014.11월호 연재)
     글쓴이 : 녹제
    조회 : 1,693  

    백선(백선피:白鮮皮) 이야기

     

    진득한 여름

    바람 부는 숲속에 들어서면

    키다리 갈참나무들이

    가녀린 풀들을 품고 운다

     

    헐렁하게 휜

    나뭇가지 사이로 비친 하늘엔

    무더기 구름이 얼굴을 부비고

    숲엔 흰 나비떼가 모두어 펄렁인다

     

    눈부시게 피어올랐던 기쁨들

    일렁이던 꽃사위 사라질까

    안간힘 다해 향을 사르면

    그늘의 멍 자욱 사라지면서

    비릿한 아쉬움만이 코를 적신다

     

    또 다른 공간 뒤로 사라져갈 존재를

    아무도 더는 기억하지 않는다

    손을 뻗어 보지만

    끈적이는 비명을 잡는 이 아무도 없다

    그저

    흘기듯 지나치는 텅 빈 바람 뿐

     

    이른 봄이 지나고 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을 지나쳐 아까시나무 꽃이 만개하고

    녹음이 제법 무성해질 무렵이면 산의 북쪽 비탈 습진 부분에

    하얗고 탐스러운 꽃송이를 달고 제법 큰 키를 자랑하면서 일어서는 꽃이 있다.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아름다움으로 사람을 유혹 하지만

    가까이에 가서 손으로 만질라 치면 끈적이는 듯 유쾌하지 않은 느낌과 더불어

    심한 누린내를 풍기며 코를 찡그리게 하는데 이 꽃이 바로 백선 꽃이다.

    백선의 유래는 흰 빛깔이 아주 선명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전국 각지의 산기슭에서 흔히 자라며 대부분이 습하고 그늘진 산의

    북쪽 비탈에서 잘 자란다.

    6월에 피는 꽃의 모양새가 아주 귀엽고 예뻐서 금빛 아기참새같은 산초라는 뜻으로

    금작아초라고 부르기도 하지만 대개는 백양” “백양선”“지양선등으로 부르며

    줄기의 겉 표면에 있는 기름샘에서 나오는 냄새가 역겨워 취근피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의 생김이나 소담스러움으로 본다면야 더할 나위없는 아름다운 야생화이고

    꽃송이역시 앙증맞은 귀여움이 있어서 마치 흰나비 떼가 날아가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예뻐서 관상용으로 심고 싶기도 하지만

    손으로 만질 때 느껴지는 끈적한 느낌과 역겨운 노린내 때문에

    그다지 가까이에 두고 싶은 마음이 썩 내키지 않는 꽃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백선에 담겨있는 약성은 대단해서 예로부터 백선피(白鮮皮)”라는

    약명으로 아주 다양하게 이용하여 왔으며 특히 전염성 피부병을 일으키는

    백선균을 억제하는 작용이 강하여 습진, 마른버짐, 두드러기, 부스럼 등에

    특효약으로 이용 하여 왔다.

    또한 백선이 가지고 있는 차가운 성질 때문에 피부감염증이나 습진등

    풍열습독으로 인한 피부 질환에 긴히 사용하여 왔다.

    백선을 약으로 이용 할 때는 봄부터 가을에 걸쳐 뿌리를 채취하여 사용하며

    뿌리를 캐낸 후에는 강하고 단단한 목심은 제거하고 껍질만을 이용한다.

    백선피는 그 자체에 독은 없으나 그 맛은 매우 쓰다.

     

    필자도 그다지 약초에 대한 지식이 남을 가르칠만한 그릇이 못되어서

    그동안 산행을 따라 나서겠다고 한 많은 사람들을 손사래를 쳤었는데

    같이 근무하던 후배 한사람을 선뜻 산행에 따라붙게 한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백선피 때문이다.

    젊은 나이에 당뇨가 심하여 겁을 잔뜩 내고 있던 차에 제 친구 하나가

    산행을 다녀오면서 당뇨에 특효라며 건네주었다는 이 백선피를

    열심히 달이는 것을 목격하고 안타까운 마음에

    그렇게 아무 약초나 무조건 달여서 먹는다고 효험을 볼 수 있냐?”

    산행에 따라 나서라고 했던 것이다.

    몇 해를 함께 다니더니 이젠 제법 약초꾼다운 지식과 더불어

    자신의 건강도 많이 챙겨서 혼자서 약초 농사도 하고 다른 이들을 많이 이끌고

    산행 하는 것을 보니 청출어람(靑出於藍)이란 말이 새삼 실감이 났었다.

     

    백선을 채취할 때 뿌리를 들어내 보면 그 뿌리의 생김새가 이리저리

    독특한 모양으로 꼬여 풀어지지 않고 그대로 일어서는데

    그 모양이 마치 봉황새가 깃털을 가득 달고 날아오르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봉황을 닮은 산삼이란 뜻으로 봉황삼(鳳凰蔘)”이라 불렀다고 한다.

    예전에 어떤 스님 한분이 이 백선의 뿌리를 캐다가 봉황삼(鳳凰蔘)이라 하여

    매우 비싼 값에 팔다가 사기죄로 고소를 당했다는 뉴스를 본 일이 있다.

    지금도 간혹 약초꾼들 중에 이 백선을 봉황삼, 혹은 봉삼이란 이름으로 부르는 사람도

    더러 있긴 하지만 예전처럼 속여 팔려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 된다.

     

    건강에 관한 사람들의 관념은 매우 맹목적인 것이어서 남들이 좋다하면

    무조건 구하여 먹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더구나 자신의 건강이 남 같지 못하고 조금 부족하다 싶으면

    산을 타는 산채꾼이 약초라고 하면 무조건 믿고 싶은 마음이 우선 일게다.

    그러나 간혹 산행 철에 뉴스를 보면 약초에 중독되어 사망을 하거나

    사경을 헤멘다고 하는 뉴스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약초와 독초는 자라는 환경과 생김이 아주 흡사하여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 할 수 없는 종류들이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그중에 대표적인 약초가 바로 당귀이다.

    참당귀는 개당귀와 생김새도 거의 비슷하고 자라는 환경도 같으며

    희한하게도 꼭 한곳에 어울려서 함께 자란다는 것이다.

    정확한 구분을 못하는 어리숙한 약초꾼들이 속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봄철에도 미나리아재비과 식물인 동의나물과 곰취의 잎이 거의 흡사하여

    이 또한 많은 사람들이 착각을 하기도 한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곰취와 거의 같은 환경에서 자란 탓에 함께 어울려서

    군락으로 자라는 경우도 상당히 많기 때문이다.

    옛말에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한 속담이 있다.

    자신의 건강이 남 같지 않다고 해서 무조건적인 탐닉 보다는

    보다 신중한 마음으로 신뢰가 있는 사람을 통하여 자신에게 맞는 약초를

    구입하고 복용 하려는 신중함이 필요 하지 않을까 싶다.

    녹제/조연상


    난나라 17-05-28 06:58
     
    녹제님의 글 한가지도 그냥 넘겨야 할 대묵이 없네요.
    산행을 한다면 꼭 읽어봐야 할 부분들이군요.
    저역시도 그런 경험을 해 보았기 때문이조.
    좋은 글 감사 합니다.
    녹제님의 아름다운 발걸음에 다시 한번 감사 드리며
     난나라 횐님들  녹제님의 글을 보시고
    알찬 산행이 되시기를 기원 합니다.
    아는것 만큼 보이니까요.
         
    녹제 17-06-07 22:23
     
    산은 그 자체로 하나의 생명이고 예술이며 작품이라고 생각 합니다.
    산을 오름에 있어서 조금은 조심스럽고 경외스러운 마음으로 오른다면
    좀더 알차고 즐거운 산행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고운 말씀 감사합니다. ^^
    산동 17-09-27 17:40
     
    귀한말씀  감사드립니다
    우리  산야에는  경이로운것이  많이있군요
    오늘도  새로운것  알고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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