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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초이야기

    작성일 : 17-05-10 10:33
    제비꽃(자화지정:紫花地丁)이야기
     글쓴이 : 녹제
    조회 : 1,588  

    제비꽃(자화지정:紫花地丁)이야기

     

    빈 들판을 달려온 바람이

    벼랑 앞에 멈춰서면

    깡마른 채 뒹굴던 봄의 풋내가

    낮은 들에 엎드려 글썽 거린다

     

    따스함에 간절한 눈들이

    하나 둘 솟기 시작하면

    희망을 보듬고 꿈꾸던 대지

    햇살의 품에 안겨 허우적이고

     

    울퉁불퉁한 자갈길

    늙은 고목의 뿌리 틈새에서

    아물지 않은 상처를 보듬던 씨앗

    추위에 떨던 가슴앓이 기억이 새롭다

     

    얼마를 기다렸을까

    비로소 봄 햇살이 달구어 지기 시작하면

    봄의 언저리에 엎드렸던 꽃잎들

    보랏빛 미소로 환하게 웃는다

     

    며칠째 대단한 한파가 기승을 부린다.

    서울이 영하 20도 가까이 내려간 일이 필자의 기억엔 별로 없었던 것 같은데

    며칠째 한파가 이어지다 보니 건강을 자신하던 필자도 콧속이 온통 헐고 부어서

    숨쉬기도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겨울이 겨울답지 않아서 스키장도 불황이고 의류업계도 불황이라고 떠들어 대더니

    갑자기 한파가 닥쳤다고 이상기온이니 엘리뇨 현상이니 하면서

    지구의 온난화로 인하여 어쩌고저쩌고 금방이라도 지구가 망할 것처럼 떠들어 댄다.

    근래에 들어 종편 채널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늘어남으로 인해서

    매스컴이 우리 생활에 주는 영향력이야 말로 대단히 커다란 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과도하게 내용을 부풀려 국민들의 걱정거리를 키워서는

    안 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하물며 서민들에겐 다소 멀리에 있는 것 같은 스키장이니 콘도니 하는

    위락 시설의 불황이 뉴스를 보는 서민들에게 살갑지 않은 것 또한 사실 아니겠는가.

     

    필자도 추위와 친숙해야 하는 동계 스포츠는 별로 좋아 하지 않는 성격이어서

    날씨가 추운 날은 집에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는 시간이 대부분인데

    워낙 추운 강추위가 며칠째 계속 이어지다 보니 온실 속 난초들이 걱정이 되어

    어쩔 수 없이 옷깃을 단단히 여미고 제법 멀리에 있는 난실을 향해 집을 나섰다.

    다행히 바깥은 영하의 날씨인데도 하우스 안에는 영상 6~7도 정도를 유지 하고 있었다.

    산에서 데려온 난초들을 생강근을 상하지 않게 키워 보고자

    이놈 저놈 바구니에 부엽토로 가식해 놓은 난초들을 살피다보니 난실 한쪽 어귀에

    어느 틈엔지 괭이밥 새싹들과 제비꽃 몇 포기가 가냘프게 눈을 틔워

    자라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아무리 하우스 안이라 할지라도 구석엔 열기가 못 미쳐 제법 추울 것 같은데

    굳건히 싹을 틔워 자라고 있는 모습을 보니 그 강인한 생명력에 경외심마저 든다.

     

    제비꽃은 한마디로 불가사의한 자생력을 가지고 있는 식물중 하나이다.

    아주 이른 봄에서부터 늦가을까지 우리나라 전역 어느 곳에서나 피어나며

    지역과 계절에 상관없이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 바로 제비꽃이기 때문이다.

    제비꽃의 분포에 관한 이야기는 하면 할수록 입만 아프게 되는 것 같다.

    필자의 산행 경험으로 보면 천 몇 백 고지가 넘는 깊은 산 정상에서부터

    바닷가 무인도 바위틈새까지 자라지 않는 곳이 없고

    도심의 아스팔트 틈새부터 시골 토담의 모서리 어귀에까지 뿌리를 내리며

    살아가고 있는 꽃이 바로 제비꽃이기 때문이다.

    필자도 한동안 제비꽃을 카메라에 담아내면서 이것저것 종류별로

    구분을 하기위하여 애를 쓴 적도 있었지만 종내는 포기를 하고 말았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제비꽃만 무려 64종에 이른다고 하니

    야생화 전문 연구가도 아닌 필자의 능력으로는 제비꽃의 품종을

    모두 파악해 낸다는 것 자체가 무리였다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제비꽃이란 이름은 날렵한 꽃의 모양새가 마치 물을 차고 오르는 제비의 모양과

    비슷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긴 하지만 우리 어린 시절 기억엔

    오랑캐꽃이란 이름으로 더 익숙하기도 하다.

    오랑캐꽃으로 불리게 된 이유는 제비꽃이 피는 따뜻한 4~5월에 북방의 오랑캐들이

    우리나라를 자주 침략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꽃의 뒤 꼭지 부분이

    오랑캐가 뒷머리를 묶은 모양과 흡사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또한 필자의 경험에도 어린 시절 토담 밑에서 꽃 두 송이를 따서 뒤 꼭지를

    서로 연결하여 당기게 되면 꼭지가 약한 꽃 머리가 똑 떨어져 나가곤 했는데

    이렇게 꽃을 가지고 씨름을 했다하여 씨름꽃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꽃의 이름이 제비꽃이라곤 하지만 이 제비꽃이 우리의 실생활에

    이용 되는 방안은 이름이 주는 느낌과는 전혀 생소한 부스럼 치료제로 이용된다.

    부스럼이란 한마디로 여러 가지 세균들에 의하여 피부가 괴사하고

    짓물러지는 현상으로 주로 악성 종기로 발전되기도 하는데

    제비꽃은 바로 이런 세균들을 잡는 항균작용이 강하여 각종 세균성 질환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그 맛은 맵고 쓰며 성질은 차가워서 각종 염증에도 효과가 크다 한다.

    그러나 너무 찬 성질 때문에 체질이 허약하고 냉한 사람은 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이나 비뇨기계가 약한 사람도 이용해서는

    안 되는 약초중 하나이기도 하다.

    또한 제비꽃의 어린잎은 데쳐서 나물로 먹기도 하는데

    이 제비꽃잎에 들어 있는 비타민C의 함량이 오렌지의 4배나 된다고 하니

    이른 봄에 나오는 제비꽃은 겨우내 신선한 비타민의 부족을 겪어 낸

    우리의 지친 인체에겐 더없이 좋은 식재료라 아니할 수 없겠다.

     

    하긴 최근의 식생활에 관한 문제들이야 사철 출하되는 신선한 채소들이 있어서

    그 옛날 배고픔에 쓰린 속을 달래며 먹었던 푸성귀에 관한 이야기들은

    먼 남의나라 이야기 정도로 흘려버릴 수도 있는 일이긴 하지만

    필자의 어린 시절만 해도 2월 중순쯤이면 벌써 얼음이 풀리기 시작하는

    냇가 모래밭에 겨우내 통통하게 살이 오른 냉이 뿌리를 캐러 다닐 시기인데

    서울에서야 그런 모습을 구경 할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이른 시기에

    냉이를 캐러 다니는 사람들도 없으니 그저 모든 것이 급속히 변화된

    산업화속에 묻혀버린 먼 옛적 아련한 추억거리로 지나쳐야 할 이야기들이 아닐 수 없다.

     

    한동안 맹추위가 지나간 자리맡에 나른한 빛이 쏟아진다.

    난분위에 빼꼼히 수태 사이로 내민 꽃망울이 금방이라도 터질 듯 부풀어 있다.

    가지런히 모아 놓은 두발 위에 머리를 얹어 놓고 나른한 꿈을 꾸는

    강아지의 기다림처럼 어느덧 우리에게도 봄이 오고 있음을 직감 한다.

    산다는 일이 기다림의 연속이라곤 하지만 기다림도 희망이 있어야

    더 즐거워 지지 않겠는가.

    어느덧 통통하게 살이 오른 난실속의 꽃송이들을 보면서

    이 봄도 각 전시회장에서 화려하게 비상할 아름다운 난화들을 상상하매

    조금 썰렁하게 느껴지는 늦추위가 그리 밉지만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月刊 蘭世界 2016.3월호 연재글 중에서-  녹제/조연상


    난나라 17-05-28 06:50
     
    녹제님 덕분에 좋은 정보를 알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비꽃 이른봄에 피는 꽃이기에 항상 보기만 좋구난 하였는데,,,
    이렇게 좋은 꽃인줄 이제서야 알것네요
    보라색말고 하얀 색이 있기에 몇포기 심었더니
    번식이 아주 잘 되어 봄에는 백색으로 봄 밤풍경을 수놓아 주기도 한담니다.
    오월의 막바지네요 .
    이달도 마무리 잘 하시고 즐거운날 되시기 바랍니다.
         
    녹제 17-06-07 22:25
     
    그러게요. 제비꽃도 노랑제비꽃과 흰색의 남산제비꽃들은
    한곳에 무리지어 심어 놓으면 좋은 밀원 식물이기도 할것 같습니다.
    워낙 꽃을 좋아 하시니 집 주변이 늘 환할것 같습니다.
    지난해 방문때 미처 정리가 되지 않은 주변이 이젠 좀더 푸르게 가꾸어 지지 않았을까 싶네요.
    틈 나면 내려가서 메기 매운탕을 이번엔 제가 쏴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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