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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초이야기

    작성일 : 17-05-01 17:20
    진달래(두견화) 이야기
     글쓴이 : 녹제
    조회 : 1,975  

    [진달래(두견화) 단상(短想)]

     

    현기증이라 해야 옳았다

    밀려오는 요염한 정열

    찢어진 봄의 틈새로 내 비친

    분홍빛 설레임만이 사랑인줄 알았다

     

    두근대는 숲 언저리

    두견새 한(恨)을 토할때

    수줍은 맹세 허공에 날려

    무심한 풀밭 위를 더듬거리는

    목놓아 우는 이슬이 된다

     

    가냘피 닫힌 분홍빛 입술

    애무의 느낌이 이랬을까

    상기된 속살 파르르 놀라

    살풋 낯 달 속으로 숨어들면

    바삐 찾아드는 애틋한 이별

     

    목쉰 바람 날카롭게 우짖으면

    어둠에 짓눌린 땅거미 비명소리

    엉킨 바람 따라 저녁이 기울고

    스산한 서러움 꽃잎을 여밀때

    두견이 눈물만 밤길 따라 흐른다

     

    난을 기르는 애란인 들에게 4월만큼 기대에 부푼 계절이 있을까.

    집에서, 혹은 난실에서 기르는 난들이야 3월이 되면 거의 만개가 되지만

    야생에서 피어나는 난들은 4월이 돼야 완전히 만개가 되고

    더불어 후발로 들어오는 색감도 더욱 짙어져 그 본색이 나타나게 되니 말이다.

    그래서 4월은 명화를 찾아 산을 오르는 애란인들에게는 그야말로

    황금의 계절이라 아니할수 없을 것이다.

    필자도 그 명화를 찾아 산을 오르는 속물근성(?)을 지닌 인물중 하나여서

    4월이 되면 이렇다 할 명화가 나왔다는 근동의 산을 찾아 부지런한 산행을 강행 하곤 한다.

    그러나 그 명화란것이 어디 냇가에 구르는 조약돌처럼 눈앞에 널려 있는 것이던가?

    이제는 그저 산을 오른다는 목적을 카메라 하나 둘러메고 유유자적하며

    좋은 건강 얻는다 치부하고 스스로 위로하며 욕심을 묻엉 놓은지 오래이고 보니

    그저 이번 산행도 예쁜 야생화나 한포기 담아 내자고 나선 산행이라고 해야 옳을것이다.

    난을 기른지도 벌써 20여년이 되어가고 보니 그동안 변함없을 것만 같았던

    체력과 근력도 어느덧 약해졌음인지 잠시의 산행인데도 벌써 숨이 가빠 옴을 느낀다.

    잠시 한숨 쉬며 고개를 들어 위를 올려다보니 소나무 가지 사이로 투영되는 밝은 빛이

    흐르는 땀방울을 더듬으며 더할 수 없이 개운하게 이마를 스친다.

    저 멀리 건너편 능선엔 넘실대는 4월의 바람이 진홍의 아름다움을

    진달래 꽃잎에 실어 산이며 들에 쉬임없이 뿌려대고 있다.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라 가실 길에 뿌리우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이 즈려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도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우리다 >

     

    중학교 3학년 때 소월시집을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아무런 뜻도 모른 채 읖조렸던 시였다.

    그때는 시(詩)에 대한 정립된 개념이 없었으면서 그리도 중얼대며 다녔던 것은

    아마도 그 시에 들어있는 함축된 의미 보다는 그 꽃말들이 좋았던 때문은 아니었을까.

    돌이켜 생각해보니 소월님은 진달래라는 꽃이 얼마나 아름다웠으면 자신의 삶과

    애환을 진달래라는 하나의 작은 존재에 온전히 실어 노랠 하였을까? 라고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언젠가는 소월님의 진달래를 읽으며 생각 하다가 시어 속에 들어있는 영변과 약산은

    어디에 있는 곳일까 가 궁금하여 찾아 본적이 있었다.

    어렵사리 검색을 하여 찾아보니 현재는 갈수도 없고 올수도 없는 우리 남한 땅이 아닌

    북한에 위치한 평안북도 영변 읍이었다.

    북한의 거의 모든 도시가 그렇듯 영변이란 마을도 지형적으로는

    사방이 높은 산봉우리들로 둘러쌓인 고산지대의 분지라고 한다.

    그나마 외지로 나가는 길은 약산이라는 비교적 높이가 낮은 작은 산 고개를

    넘어야 하였으니 사랑하는 사람과 만남도 헤어짐도 모든 동리가 한눈에 보이는

    이 약산 고갯마루에서 해야 하였으리라.

    천재시인 소월의 가슴을 저몄던 가냘프게 하늘거리는 연분홍빛 꽃...

    누구나 한번쯤은 시를 노래하고픈 꽃이요 빛깔인지라 시인 손로원님도 시상을 떠올리시며

    진달래의 아름다운 연분홍빛 꽃색에 함뿍 매료 되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백설희 여사가 부른 너무도 유명한 <봄날은 간다>의 가사를 보면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 봄날은 간다>

     

    아마도 봄바람에 휘날리던 연분홍 치마는 연분홍빛 색깔의 치마가 아니라

    하얀 명주치마에 연분홍 진달래의 꽃빛이 비쳐져 연분홍 치마로 보였던 것은 아니었을까?

    봄이 되어 텃집 짓는 산제비 날갯짓 아래 성황당 언덕길에 18세 처녀의 다소곳한 수줍음이

    진달래의 연분홍 꽃빛과 어우러져 더없이 아름답게 비쳐졌을 지고지순한 사랑...

    진달래꽃과 더불어 맺어졌고 진달래가 지면서 떠나 가버린 아픈 사랑의 맹세....

    현기증이 날만큼 달콤하게 맺어졌던 아름다운 사랑은 가는 봄날과 함께

    서러운 눈물만 남긴 채 짧게 이별 되었으리라.

    이렇듯 진달래는 사랑의 맹세와 더불어 이별의 순간에도 청춘을 상징하는 젊음의 꽃으로

    우리에게 기억되어 왔던 것이다.

    그러나 그토록 아름다운 진달래 꽃 이건만 한편으론 피에 맺힌 전설도 전해진다.

    "옛날 중국 촉나라 임금 망제의 억울하게 죽은 넋이 두견새가 되어

    다시 촉나라로 돌아가고 싶어 귀촉~! 귀촉~! 하며 밤이고 낮이고 울다가 마침내

    그 한 서린 울음으로 피를 토하고, 토한 피를 다시 삼켜 목을 적셔서 다시 울고....

    그리하여 그 한 맺힌 피가 진달래 꽃잎에 떨어져 붉어졌다는 한 서린 전설을 간직한꽃..."

    그런 사연을 간직한 꽃이었기에 그 약성 또한 피를 다스리는데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진달래는 한방에서 백화영산홍(白花映山紅)이라 하여 약용한다.

    우리 몸의 피를 잘 돌게 하고 어혈이 뭉친 것을 풀게 한다.

    피를 토하는 증상을 다스리며 풍으로 인한 장내의 출혈을 다스리고

    기타 타박상으로 피가 흐를 때도 지혈의 효과가 있다 하니 우리의 마당 옆에,

    혹은 뒷산과 공원 산책길에 무심히 지나치던 진달래 꽃 속엔

    그 꽃 색 만큼이나 아름다운 사연과 슬픈 전설, 그리고 뛰어난 약성이 스며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여기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또 다른 꽃이 있으니 그 꽃이 바로 철쭉이다.

    한마디로 철쭉과 진달래를 비교하여 말하자면

    철쭉은 개꽃이요 진달래는 참꽃이라고 말들을 한다.

    그 이유인즉 진달래는 먹을 수 있어서 참꽃이요 철쭉은 먹을 수가 없는 꽃이기 때문이다.

    굳이 진달래와 철쭉을 비교 하자면 진달래는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중에 나오지만

    철쭉은 잎이 먼저 나온 후에 꽃이 피므로 꽃이 우람하고 크기는 하지만

    꽃의 색감이 진달래처럼 진하고 고운 색감이 느껴지진 않는다.

    어찌 보면 차디찬 겨울을 몸으로 부딪히며 피어나는 순수의 꽃과

    모든 것이 피어나는 시기에 그때에야 비로소 물을 길어 올리고 꽃을 만들어 내는

    손쉽게 만들어 지는 꽃이란 점에서 커다란 차이점이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나른한 진달래 감향에 취해 어질 대다가 퍼뜩 깨어 주위를 둘러보니

    소나무 가지위에 잠시 머물던 바람이 놀란 듯 호들갑스레 고개 너머로 달음질을 친다.

    멀~리 산 아래에서 들려오는 개 짖는 소리, 닭 울음소리....

    살아있는 아름다움이란 것이 바로 이런 것이 아닐까

    내 눈앞에 펼쳐진 연분홍 꽃빛과 내 귀에 들리는 삶이 생동하는 소리들...

    앵두나무 꽃잎 떨어진 앞마당 틈바귀엔 손녀딸 손톱물 들일 봉선화를 심어야 하고

    산비탈 텃밭엔 여름 방학 때 손주 녀석이 매어달릴 옥수수를 심어야 하리라.

    올망졸망 탐스럽게 영글어갈 하지 감자도 놓아야 하고,

    내 육신 성한 날까지 자손들을 위하여 한 두름의 밭이랑도 더 매어야 하리라...

    귓가에 맴도는듯 한 시골 촌부들의 작은 희망을 가슴에 새기며

    짧기만 한 4월의 하룻날을 가슴속에 묻는다.


    月刊  蘭世界 기고문 중에서  -녹제(鹿蹄)/조연상-


    난나라 17-05-08 08:02
     
    녹제님 녹제(鹿蹄)님의 아름답고 귀한 글
    새로이 알려주는 진달래 두견화 와 참꽃에대하여 알고 산행을 하였으면
    하는 아쉬움과 함께 이제부터라도 산행을 할때에는 참꽃을 보면 생각과 보는 느낌이
    참뜻을 알고 봄수 있게 되어 감사 합니다.
    주변에 아주 소중한 것을 모르고 스쳐지나가고 고마운줄도 모르고 무관심과 동행을 하는
    안타까운 시간을 많이 보내고 있다는 것을 녹제님의 글을 보고 다시금 느껴지는군요.
    좋은글 감사하구요.
    오월의 푸르름많큼 왕성한 시간 되시기 바랍니다.
         
    녹제 17-05-10 11:10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무릎 아래에 있는 세상도 너무 넓고 귀한 세상이란것을 산행을 하시는 분들이
    조금 더 이해 하셨으면 하는 바람 입니다. 감사합니다. ^^
    산동 17-09-27 17:52
     
    매일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야하지요.
    설악산에는  단풍소식이  들리고  황금색으로물들인  들력
    풍요로운  한가위  잘보내십시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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